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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YJ 칼럼

Super-Triode Connected 6LB6 Single 암프의 제작

글쓴 시간: 2011-06-01 11:23:13

Super-Triode Connected  6LB6 Single 암프의 제작  


 

 
 


제작 동기

진공관을 그 설계의도와 다르게 사용된 예는 참으로 오래된 일로 보인다.  가령 그릿드를 풀레이트로 쓰고 풀레이트를 그릿드로 쓴 소위 리버스 오페레이션의 예가 터먼이 쓴 Radio Engineering 이라는 책에 소개되었다고 하니 참으로 오래 된 일이다.  1971년도 11월과 12월호 “무센또지껜” 이라는 일본잡지에는 TV 수평출력관으로 설계된 5극관 30KD6, 40KG6A 를 사용한 암프를 소개하고 있는데 여기서는 G1, G3를 캐소드에 연결하고 G2를 콘트롤 그릿드로 사용하고 있다.  

그런데 이런 종류의 진공관들의 특성곡선을 보면 G1 보다는 G2의 직선성이 확연히 좋다는 것을 느낄 수 있는데 아마도 그 이유 때문에 드라이버 설계의 어려움을 무릅쓰고 이런 시도를 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5극관을 5극관으로 사용하지 않고 3극관으로 결합하여 사용한 예는 매우 흔하다.  가령 명품암프로 알려진 마란츠의 8B암프 에서는 5극관 (혹은 빔관)인 EL34를 3결 혹은 5결로 전환할 수 있는 스위치가 있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그건 그렇고… 뭐 이런 상궤를 벗어난 짓들이 흥미롭긴 하지만  대세가 도지 못한 것을 보면 역시 장점보다는 단점이 두드러졌던 모양이다.  그런데 얼마 전에 평소에 존경해 마지 않던 우리 강기동 OM께서 e-mail을 하나 보내셨는데 다름아닌 특별한 3극관 결합을 한 6LB6의 특성곡선이었다.  강 OM의 특별한 3극관 결합은 다름아닌 G3를 G1에 연결하고 G2를 풀레이트에 연결한, 이제까지 본 적이 없는 특별한 3극관 결합인바, 그 특성이 참으로 이상에 가깝게 보였다.  

우선 풀레이트 특성을 보면 곡선들이 새벽녁 잠에서 막 깨어난 청년의 그것처럼 모두 빳빳이 선 것들이 일정한 간격으로 나열되어 있다는 사실이 눈에 띈다.  이것을 전기공학적인 용어를 차용해서 말한다면 내부저항이 작고 직선성이 매우 좋다는 말이다.  즉 이상적인 전압원에 가깝다는 말이다.  

이 특별한 3극관 결합을  “Kang’s Connection” 혹은 “Super Triode Connection” 이라고 부르기로 하겠다.  여기 한가지 주의할 점이있다:  이 특별한 3극관 결합이 모든 5극관에 일반적으로 적용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가령 강 OM께서 측정한 결과를 보면 2E22같은 관은 이 결합으로 좋은 결과를 얻지 못했다고 하신다.  다른 콤팩트론들도 조사해 보기 전에는 장담할 수 없을 것 같다.  하여튼 이 빳빳히 서 있는 특성곡선을 보니 “춘기(春氣)”가 아닌 “작기(作氣)”가 발동하는 것을 억누르기 힘들었다.

그렇지 않아도 808암프를 만들어 보고 싶었지만 경비 문제로 주저하고 있던차에 꿩 대신 닭이라고 6LB6의 이상에 가까운 3극관 특성이 좋은 구실을 마련해 준 셈이다.  하여튼 급히 6LB6 두알과 12Pin소켓 두개를 주문했는데 소켓 값은 송료포함 $7.50이 들었고 6LB6 두알은 송료포함 $52.75이 들었다.  나머지 부품들은 주머니 사정과 마누라 눈치를 살펴야 하는 관계로 모두 쟝크박스에 굴러다니는 것들을 사용할 수밖에 없었는데 이 때문에 구체적인 설계의 구현에 약간의 비정상적인 부분이 있게 되었다.  즉 가지고 있는 트랜스만을 쓰자니 전원전압등이 맞지 않는 등등…  그리고 출력트랜스!  이 프로젝트에 사용한 출력트랜스는 자작한 트랜스다.  

먼 옛날, BB김영걸 OM이 만들어 보라고 기증해(?!) 준 C코아가 한쌍 있었는데 (Thank you, BB!) 마침내 이 코어를 사용하여 싱글용 출력트랜스를 설계, 제작해 보았다.  사용한 코아는 일제인데 주먹구구식으로 재 보니 뮤가 1300쯤은 되는 것 같다.  상당히 질이 우수한 코아인 것 같고 코아 단면적이 3 스퀘어인치쯤 되니까 크기도 상당히 큰 편이다.  완성된 출력트랜스를 자작한 300B암프에 물려놓고 주먹구구식으로 측정해 보니 10혹은 20Hz 부터 30KHz까지는 비교적 평탄하고 45 혹은 50KHz 정도에서 반으로 감쇄하는 정도이니 꽤 쓸만한 트랜스로 생각된다.  이 출력트랜스 에 대한 상세한 권선방법은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후일 따로 올려보도록 하겠다.


회로 구성

출력단: 강 OM께서 보내주신 특성곡선에는 3가지 정도의 동작점이 제시되어 있는데 세 동작점 모두 큰 차이는 없다.  동작점의 선택에 따라 대략 9W부터 11W의 출력이 가능한 것으로 되어 있는데 필자가 선택한 동작점은 양극전압 365V, 양극전류 59mA,  그릿드 바이어스는 약 –55V인 점을 택하였다.  이 경우 계산상 으로는 21.5W의 양극입력으로  9.9W 의 오디오 출력을 얻어 46%의 효율을 달성하는 것으로 된다.  

따라서 필요한 구동전압은 55V 픽크, 110V 픽크투픽크이면 충분하다는 계산이 된다.  흔히 이론상의 A급 암프의 효율이 50%라고는 하지만 실제로 달성할 수 있는 효율은 대략 25% 정도이고 잘해야 30%정도를 달성할 수 있을 뿐이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Super-triode Connection의 진가가 이런데서도 들어난다고 할 수 있다.

구동회로:  요구되는 구동전압이 그리 크지 않기 때문에 구동회로의 설계는 그리 어렵지 않다는 생각이다.  이 경우 증폭도가 높은, 가령 12AX7  같은 관을 사용한다면 일단 증폭기로도 가능할 것이다.  물론 입력전압이 1V 픽크 (0.707V rms)라는 전제를 하는 경우 약 50배의 이득만 얻으면 된다는 계산이 되니 증폭율이 100 정도인 12AX7을 채용한다면 실제 이득 50정도는 무난하다는 생각이다.

그런데 가지고 있는 진공관 중 증폭도가 높은 관이라고는 6SL7정도 밖에는 없는데 아무래도 2단증폭이 필요할 것 같아서 챤넬당 두개의 6SN7을 사용하기로 마음을 정했다.  그리고 12AU7, 12AT7, 6DJ8등도 가지고는 있지만  필자는 6SN7같은 좀 더 구닥다리 관들이 좀 더 직선성이 좋을 것이라는 선입관 같은 것이 있어서 가능하면 이런 구닥다리를 선택하게 된다.  그런데 이런 관들을 채용할때는 될 수 있는 한 상당한 전류를 흘리도록 동작점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물론 그 이유는 그렇게 해야 특성곡선상 직선성이 좋은 부분을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초단의 증폭단은 언듯 보면 808암프 회로에서 차용한 SRPP 회로처럼 보인다.  그러나 자세히 보면 다른 점이 있다.  808 암프 초단은 출력을 위의 진공관 캐소드에서 뽑았으나 이 회로에서는 아래 진공관 풀레이트에서 뽑았다.    초단의 동작점은 풀레이트 전압 110Volt, 4mA내외, 바이어스 –4V내외 정도로 잡았다. 이 회로는 전류원을 부하로 잡은 평범한 캐소드 접지 증폭회로로서 일본 오디오 노트사의 곤도 상도 6만 혹은 8만불을 호가하는그의 211 싱글 암프에 이 회로에서 차용한 것을 본 적이 있다.  

흔히 구동할 다음 증폭단의 입력회로, 그러니까 초단증폭단의 부하가 되는 회로에서 요구되는 전류치가 그리 크지 않을 때는 굳이 SRPP회로를 선택할 필요가 없다는게 중론인 모양인데 SRPP를 원한다면 출력을 뽑는 점만 바꾸어 주면 될 것이다.  여기서 한가지 주의할 점:  이런 종류의 회로에서는 히터와 캐소드간의 내압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 회로에서 는 6SN7을 사용했을 때 아무 문제가 발생하지는 않았지만 다른 진공관을 선택할 때는 꼭 주의해 보아야 한다.  그리고 필자의 경우 필라멘트 전원은 접지하지 않았다.

다음 증폭단은 캐소드 접지의 평범한 회로다. 다만 6SN7의 두개의 3극관 쌕션을 병렬로 연결해서 사용했다.  어차피 증폭단을 늘릴 생각이 없으니 한 쌕션만 필요하지만 병렬연결하여 출력임피던스를 절반으로 줄여보겠다는 의도다.  6SN7의 동작점은 양극전압 200V, 양극전류 7.5mA에 바이어스 전압 –6V로 잡고 부하저항을 20K ohm로 잡았다.  두개의 쌕션을 병렬로 하니까 부하저항으로 10K ohm, 10W를 사용했고 캐소드 저항으로 400 ohm, 5W 정도면 충분하다.  따라서 공급전압은 200 + 6 + 150 = 356V가 필요하게 된다.  

처음에는 전단직결로 할 생각을 해 보았지만 전원부 회로가 약간 복잡해지고 따라서 큰 장점이 없을 것 같아서 그만 두었다.  흔히 직결로 하면 카풀링 콘덴서를 없애니 회로 시정수들의 수가 작아질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신호는 전원부를 통해서도 흐르니까 전원부가 추가되면 시정수 (RC)가 추가되게 마련이다.  그래서 따져보니 큰 이득이 없을 것 같아 그만두고 쉬운 길을 택했다.

앞서 언급한 대로 부품들은 모두 가지고 있는 것들만 사용하고 새로이 구입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보통보다 약간 색다른 부분이 있을 것 같다.  먼저 두개의 커풀링 콘덴사는 0.47마이크로와 2.0 마이크로를 사용했는데 조금 큰편인 것 같다.  

한편 앞에서 언급한 대로 6LB6의 동작점은 대략 365V, 59mA로 잡을 경우 강기동 OM의 특성곡선 자료에 의하면 바이어스 전압은 대략 -55V 정도가 된다.  따라서 셀프바이어스로 하는 경우 필요한 B전원은 대략 365+55=420V 내외가 되는 데 사용한 전원트랜스의 전압이 필요이상으로 높다.  350V정도면 알맞을 것 같은데 450V가 나오는 것 밖에 없어서 그냥 썼는데 정류관을 써도 100mA 부하일때 출력전압이 520V가 나온다.  전원 필터링을 쵸크입력회로로 하면 전압이 380V정도로 떨어져서 너무 낮다.  또 사용한 쵸크가 너무 크게 우는 것도 문제다.  아마도 수윙깅 쵸크를 써야 하는 모양이다.  

보통 정류관들은 전류가 증가하면 내부저항이 줄어드는 경향이 있는데 정류관으로 쓴 5R4의 경우 내부전압강하가 100mA부하일때 약 30V정도 되는 것으로 나와있다.  하여튼 거의 100V 정도의 전압강하가 필요하게 되었는데 500 ohm 정도의 저항을 정류관 필라멘트와 입력콘덴사 사이에 삽입하여 해결하였다.  이렇게 해서 얻은 한가지 장점은 5R4의 내부 방전이 없어졌다는 점일 것이다.  흔히 5R4는 전원을 넣는 순간 내부방전을 일으키는 경우가 많다.  콘덴사 입력 필터를 쓰는 경우 입력콘덴사의 용량을 대폭 줄이면 내부방전이 완화되는 경향이 있지만 저항을 삽입하는 것 만큼 효과적인 것 같지는 않다.



실제로 만들어 보니

조립과 배선을 끝내고 측정을 해 보았다.  각 증폭단의 양극전압과 캐소드 전압을 측정해 보니 설계치와 약간의 차이가 있다.  초단의 양극 공급전압은 예상치 보다 약간 높게 나왔다.  210V 정도를 예상했는데 240V 정도이고 바이어스 전압은 3.8V 정도가 나온다.  구동단의 양극전압도 356V 보다 다소 높은 380V가 되었고 바이어스 전압은 6V가 아닌 7V 정도가 되었다.  이로서 동작점이 약간 변경된 셈이 되지만 크게 바꿀 필요를 느끼지 않아 그냥 두었다.  특성곡선에서 부하라인을 그려놓고 보면 구동단의 출력이 대략 100V 피크, 200V 피크투피크가 되는데 대략 이 정도가 나오니 충분하다는 생각이다.
그런데 출력단의 동작이 예상치보다 상당히 다르게 나온다.  

강 OM께서 측정하신 특성곡선보다 바이어스 전압으로 보아 15V 정도 차이가 있다.  양극 공급전압이 400V 정도일때 바이어스 전압이 55V 내외에서 대략 60mA의 양극전류를 예상했는데 실제로는 같은 양극전압에서 70V 바이어스에 80mA의 전류가 흐른다.  구입한 두개의 6LB6중 또 다른 관에서는 상당히 다른 특성을 보였다.  여기서는 60V 바이어스때 72mA의 전류가 흐른다.  이 경우가 좀 더 강 OM이 측정한 실측치에 가까운 편이지만 아직도 상당한 차이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처음 제작했을때 구동단과 출력단의 그릿드 스톱퍼 저항(1Kohm)을 생략했었는데 부하에 실제 스피커를 연결하고 피드백을 걸면 모타보팅이 약하게 일어났었다.  피드백을 제거하면 이 문제가 사라지지만 피드백을 걸어준 때가 역시 잡음도 줄고 주파스 특성도 약간 개선되는 것 같아 그리드 스톱퍼 저항을 달아주어 이 문제를 해결하였다.


눈으로 보아 찌그러지기 시작하는 점까지 입력전압을 높였을 경우 출력은 대략 9W정도가 되었다.  6W정도에서 주파수 특성을 대략 훑어보니 30KHz까지는 큰 감쇄없이 나오는 것 같고 6dB정도의 피드백을 걸었을 경우 3dB 포인트가 45 혹은 50KHz정도 되는 것 같다.



소리를 들어보니

무어니 무어니 해도 암프는 소리로 말한다.  6LB6 Super Triode-Connected Single 암프의 소리는 어떤가?  다행인지 불행인지는 몰라도 필자는 소리를 분별할 수 있는 능력을 많이 상실했다.  그래서 확신을 가지고 소리에 대한 품평은 필자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닌 것 같다.  다만 다년간 여러 암프들을 들어보고 또 현재 가지고 있는 암프들과 비교했을때 이 암프는 출력에 대한 제약을 제외하고는 전혀 손색이 없다고 생각한다.  자작한 300B싱글, 845싱글, 845PP, 그리고 Mac 275등등과 비교했을때 막상막하라는 생각이다.  어떤 때는 300B싱글보다 더 좋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808암프 소리가 얼마나 좋을지는 모르겠으나 경우에 따라서 이 6LB6 Super-triode Connected암프가 꿩 대신 닭이 아니라 닭 대신 꿩이 될수도 있지 않으까 하는 상상도 해 본다.  808에 비해 값도 싸고 특성곡선도 우수하며 A1급 암프로 구동단이 비교적 간단해지니 비용도 적게 들고 만들기도 간단하다.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은 분들이 만들어 볼 수 있는 Poor man’s 808암프로서 아주 적격일 것 같다.  6LB6은 햄 기기에도 많이 쓰고 있는 관이니 리니어 암프에 꽂혀있는 6LB6을 잠시 오디오 암프에 전용해 보는 것도 가능하지 않겠는가.


주로 사용하는 스피커는 마틴 로간의 엘렉트로 스타틱 스피커 입니다. 프리 암프는 사용하지 않고 CD풀레이어 출력을 그대로 입력해서 사용합니다. 얼마전 JBL L100을 구입해서 가끔 듣는데 이 50년이 다 되어가는 스피커가 그런대로 소리가 잘 납니다. 이 스피커는 소리가 요란하고 시끄럽다는 평도 많은것 같은데 300B 싱글이나 6LB6싱글에 물려서 들으면 그리 시끄럽다는 느낌은 들지 않습니다. 

사실 이 오래된 스피커가 엘렉트로 스타틱에 가깝게 상당히 오픈 사운드가 나는 것에 가끔 감탄을 합니다. 본인의 의견으로는 6LB6이 300B 보다 여러모로 좋다는 생각입니다. 값도 싸고 특성도 좋고 만들기도 편합니다. 출력도 조금 더 크다는 생각이 듭니다. 내가 음악을 듣는 방이 한국기준으로 보면 큰 방인데 마틴 로간으로도 충분한 음량으로 들을 수 있으니 출력도 큰 문제가 안되는 것 같네요. 

마틴 로간은 그리 능률이 좋은 스피커는 아닙니다. 그냥 중간 정도의 능률을 가지고 있지요. 좀 오래된 CD풀레이어 (와디아 860)을 사용하기도 하고 야마하 싸구려를 사용하기도 하는데 음질에 별 차이를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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