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수: 1386, 2014-03-12 13:42:17(2014-03-12)
진공관 암프 애호가 혹은 오디오 애호가들 사이에서 카플링 캪이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은 아마도 그 언젠가 (80년대인지 90년대 인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월터 영(Jung)이란 오디오 엔지니어가 미국 오디오 잡지에 이에 대한 아티클을 계재한 이후부터 일 것이다. 지금은 그 아티클의 내용조차 생각이 나지 않지만 내가 제기하고자 하는 것은 이 현상이 비교적(?) 최근의 일이란 사실이다.
그런데 카플링 캪이 정말 사람들이 인식할 수 있는 정도의 음질 차이를 가져 올 수 있을까?
내가 보기에 여기에는 정답이 없을 것 같다. 그 이유는 오디오가 단지 기술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 때문이다. 오디오는 음향심리학의 문제이기도 해서 자기 자신이 그 어느 순간에 그 어떤 음악을 그 어떤 암프와 스피커 셋트를 통해서 들었을 때, 혹은 그 암프에 사용한 카플링 캪이 개당 100불 짜리 였을 때 소리가 더 좋았다고 느꼈다면 그것으로 족한 것이다. 그 사람에게는 이것이 진실이다. 따라서 나는 혹자가 어느 카플링 캪의 음질이 더 좋다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 반론을 제기할 생각은 전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해 둔다.
다만 전기공학 전공자로서, 순전히 공학적인 측면에서 그 가능성을 타진해 보고자 한다. 여기서 논의는 진공관 암프의 경우로 국한 하였다.
첫째로 지적하고 싶은 것은 진공관 암프에서 오디오 신호의 통로는 비단 단간 결합용의 카플링 캪만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진공관 암프에서 오디오 신호는 카플링 캪만이 아니라 캐소드 바이패스, 디카풀링 회로, 전원 평활, 등 모든 회로에서 흐른다. 물론 카플링 캪이 비교적으로 다른 용도의 캪보다 중요하겠지만 카플링 만이 전부는 아니다.
둘째, 잘은 기억이 나지 않지만 월터라는 친구가 지적한 것은 카플링 캪에서 신호를 변조시킬 수 있다는 가능성인 것 같다. 캪에는 두 전극이 있고 사용중에는 두 전극 사이에 상당한 크기에 전장이 걸린다. 특히 카플링 캪처럼 두 전극사이의 간격이 아주 작은 경우 전장의 크기는 상당히 크다고 할 수 있다. (전장의 세기는 거리의 자승에 반비례 한다?) 따라서 오디오 신호처럼 교류가 흐르게 되면 전극들이 전장에 의해 힘을 받고 전극들이 미세하게 나마 신호의 크기에 따라 움직이게 되는데 이 움직임들이 신호와 중첩하면 신호에 변조가 생기는 것이다. 이것이 음질의 변화를 가져온다는 주장이다.
이런 주장은 이론적으로 맞는 주장이다. 다만 그 미세한 변조가 인간의 귀로 감지할 만한 크기인가 아닌가는 또 다른 문제다.
셋째, 그 어느 캪이나 엄밀한 의미에서는 저항분, 인닥탄스 분이 약간이나마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여기서 질이 좋은 캪인가 나쁜 캪인가 하는 기술적 구분이 가능하다. 좋은 캪이라면 캪의 성분만 있는 것이겠지만 이런 캪은 실제에는 없다. 현재 대부분의 캪은 테이프 형태의 전극 사이에 역시 테이프 형태의 절연체를 사이에 두고 돌돌 말아서 만든 것들이다. 테에프는 폭은 좁고 길이는 길다. 이것을 돌돌 말아 놓았으니 인닥탄스 성분이 발생하고 폭은 좁고 길이는 기니까 저항분이 커진다. 만일 이 캪의 양 측면을 모두 납땜으로 연결하여 캪은 만든다면 불필요한 인닥탄스 성분이나 저항 성분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이지만 아직 이런 캪은 본 적이 없다. 아마도 제조 기술상 어려운 문제인 모양이다.
자 이렇게 생각해 보면 캪 하나만으로도 (밴드패스) 필터 역할 을 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다시 한번 환기 시키고자 하는 것은 그 정도가 인간의 귀로 감지할 수 있느냐는 역시 또 다른 문제다.
내 개인 적인 견해를 말한다면 이렇다: 나는 개당 $100짜리 캪은 써 본 일이 없다. 그 동안 대략 Wima 캪으로 만족해 왔다. 이 정도로도 충분하다고 믿기 때문이다. 이 캪들은 폴리풀로필렌 필름에 도체를(아마도 알루미늄일 것이다) 증착시켜서 제조 한 것으로 아는데 이런 경우에는 기계적 진동현상이 최소가 될 것으로 추측된다. 따라서 월터가 걱정하는 신호 변조 현상은 크게 적정되지 않는다고 믿는다.
하이엔드 오디오에는 미신이 많다. 이 카플링 캪에 대한 소동도, 개인적으로는, 이 미신에 속한다고 보인다. 또 다른 미신에는, 개인적으로는 사기 수준으로 보는데, 스피커 케이블일 것이다. 수천불을 호가하는 것들도 있는데 이 케이블이 좀 두툼한 보통의 전기줄에 비해 전혀 낳을 것이 없다고 단언할 수 있다. 언젠가 맥킨토시 사에서 스피커만 20년 넘게 설계한 엔지니어가 스피커 케이블 제조사들의 사기성에 대해 일갈한 적이 있는데 나도 그와 전적으로 동감한다.
카플링 캪이 진정 신경이 쓰인다면 전원 평활 회로에도 필름 캪 하나는 삽입해 두는 것이 좋을 것이다. 그리고 모든 전해 콘덴사들도 필름캪으로 바이패스 해 주는 것이 사리에 맞을 것 같다. 전해 콘덴사야 말로 고역특성이 니쁘기로 악명이 나 있다. 솔리드 스테이트 암프에서 거대 용량의 컴퓨터 그레이드 전해콘덴사를 사용하는데 일부 진공관 애호가는 이를 보면 경악을 한다.
오디오, 특히 하이엔드 오디오 하는 사람들이 무슨 주장을 펴든 그것은 그사람들의 자유이고 그 사람들이 주장하는 바가 아무리 미신 같이 들려도 그 사람 본인에게는 그것이 진실일 것입니다. 따라서 여기에서 어떤 논란을 펼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물론 장사꾼들의 상술이 관련되어 있는 경우는 예외가 되겠습니다.
그런데 정성적으로 가능한 일이라 하더라도 정량적 분석에서 꼭 성립되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가령 카플링 캪의 경우도 마찬가지 입니다. 순은의 은박으로 카플링 캪을 만들었다면 엄밀한 의미에서, 적어도 정성적으로는 성능이 좋을 것입니다. 그러나 여기서 좋다면 얼마나 더 좋을가 하는 정량적 질문이 제기 된다면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오디오 시스템에서 가장 약한 고리는 스피카 입니다. 스피카는 상당히 고급품이라 하더라도 서로 다른 스피카들은 소리를 구별해 낼 수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다면 고급도 아니고 중급 정도의 스피카에 100불 짜리 캪을 쓴 암프를 달고 실험을 한들 그 스피카가 카플링 캪으로 인한 소리의 차이를 구현해 낼 수 있을까요? 아마 어려울 것입니다. 스피카의 성능차이가 도미넌트 팩터가 되기 때문입니다.
개인적 경험에서 보면 음원에서도 상당한 차이를 볼 수 있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CD 들 사이에서는 녹음 상태에 따라 상당한 음질의 차이가 있는 경우가 상당히 있다고 봅니다. 조금 옛날 녹음들은 음색 자체가 다른 경우도 보았습니다. 주파수 대역이 어느 한 쪽으로 쏠려있는 것 같은 소리가 들리기도 합니다. 사정이 이렇다면 고급 스피커 케이불을 사용했다 하더라도 CD의 녹음 상태의 차이로 인한 차이 때문에 스피커 케이불의 차이는 덮여버리게 될 것입니다. 그런데 사실은 스피커 케이블의 경우에는 아무런 기술적 근거가 없다는 것이 더 문제일 것입니다. 카플링 캪의 경우에는 그래도 약간의 이론적 근거가 있지만 스피커 케이블의 경우에는 전혀 근거가 없습니다.
오디오에도 과학적 사고 방식, 엔지니어링 마인드가 적용되길 바랍니다. 그래야 발전이 되고 자기 기술이 향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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